대문공지 (2017) 대문공지



2017년입니다. 여기오시는 모든 분들께 행운이 있기를


이곳은 한 소시민이 어설픈 자작그림들과 함께 조용히 살고 있는 공간입니다.
 
-2017. 01. 01.

마왕국 초기의 위협 - 엥? 구 제국군이 아직도 남아있다고?! 잡담

지옥에서 올라온 마족군대의 군세 앞에 노쇠했던 구 제국은 힘없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수많은 제국군이 마족군대와 싸우다 사라졌고 마족군대가 지나간 곳에는 풀 한포기 남아있지 않는 폐허만이 존재할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마족군대의 공세가 '용사들'의 발흥과 함께 붕괴되고 새로운 마왕 티투스가 구 제국의 심장부에 자리를 틀었을 무렵 그가 목격한 것은 구 제국령 여기저기에 남아있던 많은 수의 제국군단들이었습니다.
 
마족군대는 그야말로 거침없이 세계를 휩쓸고 다녔지만 그들은 눈에 보이는 것을 파괴하며 나아갔을 뿐 어떠한 전략적 목표를 가지고 움직이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 결과 내해 동부와 서부의 수 많은 마을과 도시가 지도상에서 지워졌지만 그 반대로 마족군의 침공로 앞에 있지 않았던 지역은 비교적 멀쩡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구 제국군 또한 마찬가지로 수도를 보호하던 근위군이나 마왕군의 진격로상에 있었던 군단들은 그야말로 형체 조차 남지 않을 정도로 전멸당했지만 그 외 지역에 주둔하던 군단들은 편제와 장비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구 제국은 쇠퇴기에 접어들었던 상황이었지만 여전히 근위군 4개 군단을 포함한 24개 군단 25만명의 강력한 제국군을 보유하고 있었고 그 반수 이상인 14개 군단이 마왕군과 싸우다가 전멸당하거나 해체되었지만 여전히 10개 군단, 약 12만명은 은 구 제국령 내에 멀쩡하게 남아있었습니다. 
 
현실을 파악한 티투스는 공포에 몸을 떨어야 했습니다. 이들 구 제국군은 제국을 멸망시킨 마족들을 증오할 것이 틀림없었고 만약 이들이 뭉쳐서 콘스탄티니아로 달려오는 날에는 빈약하기 짝이 없는 4만의 마족군대로는 잘 무장한 이들 구 제국군을 막아내기란 꿈도 꾸지 못할 일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티투스의 우려는 현실이 될 것인가? 그렇다면 티투스는 뭘 어떻게 대처해야하나? 아직 혼란스럽기 그지없는 정세 하에서 티투스는 생존을 위해 기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초기 마왕군 장교와 중장보병 - 마왕군의 아이러니 잡담

그림에 나온 아이들은 마왕군 서부 일리리아 소속 제8군단의 하얀 엘프족 대대장과 마족 중장보병입니다. 
 
속칭 대붕괴 시기 이후 마왕 티투스에 의해 재건된 마왕군은 구 제국의 군제와 군사장비를 적극적으로 모방했기 때문에, 인종구성만 제외한다면 그냥 구 제국군의 후신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습니다.
 
위 그림은 그런 초기 마왕군의 하얀 엘프족 대대장과 마족 중장보병으로, 장비는 구 제국이 비축용으로 남겨운 것을 쓰거나 극단적인 경우에는 전장터에 널린 제국군의 시체에서 벗겨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와중에 사소하다면 사소한 문제가 발생했으니, 이렇게 구 제국의 장비를 그대로 가져다 쓰다보니 어떤 때는 마왕군 보병이 당시 제국의 국교였던 지모신교의 십자가 상징이 그려진 방패나 군기를 들고 있는 경우도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초기 마족들은 이러한 종교적 문양에 무관심했고 또 상황이 너무나 급했기에 잡는 데로 활용할 수 있는 장비란 장비는 다 써먹어야 했지만 점차 시간이 흐를수록 역대 마왕들은 명색이 마왕국의 군대가 인간족의 주류 종교였던 지모신교의 문양이 들어간 장비나 군기를 쓰는 것을 문제라고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역대 마왕들이 인간족의 지모신교에 대항할 종교가 필요하다는 걸 마왕들이 깨달았을 때에는 이미 십자가 군기나 문양이 마왕군 군단 (특히 중앙군 제2군단, 지방군 제8군단, 제11군단)의 상징으로 쓰고 있어 바꾸기가 힘들어진지 오래였습니다. 
 
물론 이건 아니다 싶었던 역대 마왕들은 이 십자가를 마족신의 상징으로 바꿔보고자 노력했습니다. 특히 세계력 627년 마왕 카시우스 2세는 이 3개군단의 상징을 변경할 것과 마왕국 내에서 십자가 문양을 쓰지 못하게 하는 칙령을 내려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의외의 곳에서 터져나왔으니, 마족 / 인간족 / 엘프족 할거 없이 이러한 상징변경에 군단병들이 심하게 반발했던 것이었습니다. 
 
"야 이 십사쿠들아! 느그들이 뭔데 100년 넘게 써온 우리 군단의 상징을 하루아침에 바꾸겠단 거여!!" 
 
급기야 지방군 제8군단과 11군단에선 항명사태가 벌어졌고 중앙군 제2군단도 군단 사열식에서 군단병들이 무장하고 모여 무언의 항의를 하는 지경에 이르자 카시우스 2세는 곧바로 칙령을 번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후에도 마왕들은 틈만 나면 십자가문양을 마왕국 내에서 추방하고 마왕교를 퍼트리려 노력했지만 군단의 상징 변경만큼은 그냥 포기해버렸습니다. 
 
이 3개군단은 십자가 문양을 계속 군단의 상징으로 활용했고 이는 새로운 군제개혁으로 군단이 해체될 때까지도 계속 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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